요즘 의대 가려면 초등학교 때
미적분은 알아 둬야 합니다
미션106🚩 사교육 광풍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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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7살짜리 아이가 고시를? 해도해도 지나친 사교육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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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치동 학원가의 예비 초등학생들이 푼다는 문제입니다. 풀 수 있는 구독자분들 있으신가요? 쉽게 푸는 분도 계실 것이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정답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답은 ‘18개’인데요. 자세한 풀이 과정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출처에 달아 놓은 링크에 접속하여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해당 문제는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이들이 대치동 등 유명 초등 수학·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레벨 테스트, ‘7세 고시’의 문제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한 ‘4세 고시’까지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이토록 무시무시한 4세 고시와 7세 고시를 졸업해도 아이들에게는 고등학생이 배우는 수1과 수2, 미적분 등의 교육과정이 포함된 ‘초등의대반’과 ‘영재입시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미적분을 다 떼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광풍’이란 말이 지나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주 미션100은 우리나라의 사교육 광풍이 얼마나 심해졌는지, 또 전문가들은 어떠한 대책을 주문하고 있는지 조사해 봤습니다.
학생수는 줄어드는데…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 경신
지난해 우리나라의 초중고 사교육비는 29조 원을 넘어 4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학생 수는 전년보다 8만 명이 줄어들었지만, 사교육비는 역대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한 해 영업이익이 32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웬만한 대기업은 이제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의 규모입니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과 과도한 의대 증원 정책 등이 이번 사교육비 폭등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과 의대 정원 확대 논란까지 겹치며, 학부모들은 ‘내 아이만 뒤처질까’ 하는 불안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사교육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광풍 속에서 모든 가정이 같은 출발선상에 있는 것은 아닌데요. 전문가들은 사교육비의 폭등이 이 출발선의 격차를 더 크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역 간에 벌어진 격차부터 알아볼까요? 이번에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 3천 원으로 전남(32만 원)의 두 배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러나 서울에 사는 학부모들은 체감상 두 배를 넘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에서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키우는 A씨는 “수학과 영어 학원비만 해도 각각 월 50, 피아노나 태권도까지 하면 한 달에 총 130만 원을 넘게 쓰는 것 같다. 옆집은 명문대생에게 과외까지 받으니 더 많은 돈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부모들도 "통계가 장난인가, 학원비 계산을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저 금액이 나오는 것이냐"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교육비 통계, 특히 수도권의 사교육비 통계는 과소평가 되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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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교육 리뷰와 학원비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강남엄마.
출처: 강남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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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격차는 부모의 소득 구간 별로도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 원으로, 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가구(월평균 사교육비: 5만 원)에 비해 약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2배가 넘게 차이 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고소득층 자녀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현저히 적은 것입니다. 결국, 부모의 지갑과 사는 지역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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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아이 키울 수 있을까? 점점 각박해지는 육아 환경
아이를 키우기에 너무 벌어진 출발선.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찍은 원인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통계청의 데이터로만 계산해도,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영유아부터 초중고까지 적어도 1억 2천만 원의 돈이 듭니다. 여기에 영어유치원과 과외, 강남 유명 학원까지 추가하면 2억은 가뿐히 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교를 빼먹으면 안 되죠. 최근 대학가에선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2~3억이 넘는 양육비, 감당할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얼마나 될까요?
자녀 1인당 교육 단계별 월평균 사교육비(서울 기준, 영어유치원 이용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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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영어유치원에 다니지 않을 경우에 사교육비 총액은 약 1억 2천5백만원.
출처: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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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경쟁과 비용으로 인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 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삶을 보장해 줄 수 없을 것 같아 자녀 출산을 기피한다는 부모들도 생기고 있고요. 이들은 자신이 낳을 자녀를 불행한 사회에 살게 하느니 차라리 낳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사교육비 폭등과 무한 경쟁 사회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무한증식 사교육비, 어떠한 대안이 논의되고 있나
사교육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문가와 시민단체, 정치인들은 한데 모여 대안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은 아이들에게 정상 교육 과정의 최대 14배 속도로 선행학습을 시켰다고 합니다. 초교 5학년이 고2까지 7개 학년(84개월)을 6개월 만에 배운다는 뜻인데요. 이에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사걱세와 함께 '선 넘은 선행 사교육'을 바로잡자는 취지로 '초등 의대반 방지법'을 발의했습니다. 해당 법안에는 학원 등이 국가나 시·도교육청이 정한 학교급별 학교 교육 과정을 앞서는 교습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초등의대반 방지법은 사교육의 음성화와 풍선효과를 일으킬 수 있고, 개인의 학습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습니다.
사교육비 폭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공교육 강화와 함께 입시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입시 경쟁이 저출산, 수도권 집중, 사회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별 인구 비율에 따라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지역 비례 선발제’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지역 간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도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넘는 ‘5대 광역생활권 중심 고등교육 체계’ 구축을 제안하며,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고 지역 거점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교육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과잉 경쟁의 출발점인 입시 제도 자체를 재설계하고, 지역과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무너진 공교육을 회복하지 않는 한, 사교육은 계속해서 그 틈을 파고들 것입니다. 무한경쟁의 입시 구조와 지역·계층 간의 격차가 고착된 교육 환경 속에서, 사교육비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부모 세대의 불안과 아이들의 삶 전체를 괴롭히는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교육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공교육 강화와 입시 제도 개편, 대학 서열화 해소라는 ‘큰 그림’이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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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황
• 학생수는 줄지만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
• '4세고시'와 '7세고시'. 초등학교 때 미적분을 배우는 '초등의대반'까지 나타나...
•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사교육 광풍'. 잠재울 수 있을까?
📌사교육비 폭등의 원인과 문제점
• 대한민국의 무한 경쟁 사회 + 학부모들의 '내 아이만 뒤쳐질까' 하는 불안한 심리 = 사교육비 증가
• 물가상승과 과도한 의대 증원 정책 등이 사교육비 폭등을 부채질
• 경쟁이 심해지며 거주지역별 소득별 교육 환경 불평등이 심화
•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영유아부터 초중고까지 적어도 1억 2천~2억 가까이 소요
• 무한 경쟁 사회에 젊은 세대는 아이 낳기를 포기
✅ 전문가들의 의견
모든 아이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질 높은 공교육을 마련
소수 상위 대학에 모든 경쟁이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고, 과열 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학 지역 비례 선발제’ 등의 방안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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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KBS뉴스. 25-03-14. “7살이 이걸 푼다고?…‘선 넘은’ 선행학습 왜 계속되나”
경향신문. 25-03-13. “‘서울대 10개 만들기’ 넘어 5대 광역생활자립권으로”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5-03-13. “2024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
오마이뉴스. 25-02.10. “대학을 '지역 비례선발'로? 한국은행의 이유있는 제안”
중앙일보. 23-06-26. “초등생 평균 학원비 43만원? 학부모들 의아한 정부통계 비밀”
조선일보. 25-03-17. “"6세 미만 절반이 hagwon 다녀"… 외신이 본 韓 영유아 사교육”
머니투데이. 23-03-07. "사교육비 月41만원? 그 동네 어디냐"…통계결과에 학부모 발끈”
데일리안. 23-06-19. “"내 인생 물려주고 싶지 않아"…2030 아이 갖기 싫어하는 이유”
한겨레. 24-10-07. “88% “낳고 키우기 힘든 사회”…아이에 물려주지 않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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