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내려진 '35세의 저주'
미션104🚩 모두에게 취업의 문을 넓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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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취업 한파를 넘어 ‘취업절벽’을 마주한 것 같다는 근심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채용 플랫폼에서 Z세대 취업준비생들에게 올해 취업 전망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 2070명 중 55%가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경기침체로 기업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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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기준 6개월 이상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160만명에 달했어요. 이는 2022년 말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고연봉 화이트칼라 전문직도 예외는 아니에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정보기술(빅테크)와 컨설팅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아이비리그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학생들조차 마음에 드는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요.
"35세? 너무 늙었다"며 해고... 스타벅스에 출근하는 척하는 중국 직장인의 현실
중국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35세가 넘으면 직장에서 쫓겨나기 쉽고 재취업도 막막해지기 때문이에요. 이른바 '35세의 저주' 공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죠. 중국에서 가장 많은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은 바로 정보기술(IT) 기업입니다. 텐센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의 글로벌빅테크 말이에요. 그런데 이들 빅테크 기업은 공공연하게 젊은 직원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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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리자의 10% 를 구조 조정 할 계획이다 . 더 열정적인 젊은 인재 , 새 동료들이 그 자리를 맡게 될 것 이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
"1980 년과 1990 년 이후에 태어난 직원들을 더 많이 승진시켜 회사를 더 젊게 만들겠다."
-리옌훙 바이두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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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다수 중국 빅테크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낮은 편입니다.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핀둬둬’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27세에 불과합니다. 숏츠 서비스 앱인 ‘콰이쇼우’와 승차공유 플랫폼인 ‘디디추싱’의 직원 평균 연령은 각각 28세, 33세로 나타났어요. 중국 전체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인 38.3세와 비교하면 조직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어린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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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온라인 사이트를 보면 ‘35세 실업자’들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딸을 둔 한 여성은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데 해고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면서 “매일 아침 배낭을 매고 집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출근하는 척을 한다”는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죠.
넘쳐나는 고학력 인구, 변함 없는 '996' 문화
중국의 회사 조직은 ‘팀장+팀원’으로 한 부서가 꾸려지고, 대다수 직장인에게는 승진의 기회가 제한돼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 관리자로 승진해 직위와 급여가 몇 배 상승하는 기회를 잡지 못하면 퇴직 때까지 평사원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대부분 회사에서 그 분기점이 바로 35세 전후’인 것이죠.
그렇다면 왜 하필 35세인 걸까요? 중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 기업 '메이투안'에 근무했던 한 익명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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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대 초반은 대부분 에너지가 넘치고 회사를 위해 자기를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이 부모가 되고 몸이 늙기 시작하면 '996' 일정을 따라잡을 수 없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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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이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중국의 강도 높은 노동 환경을 뜻합니다.장시간 근로가 기본이다 보니 중국 기업들은 “나이가 많을수록 업무량을 잘 소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중국 청년들의 취업 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치열한 취업 시장의 경쟁을 뚫기 위해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예요.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업무 공백기가 생긴다는 이유로 연령 차별에 더해 성차별까지 겪고있는 실정이죠. 실제로 출산 휴가 후 복귀한 직원이 갑자기 해고되고, 그 자리에 나이가 어린 대학졸업생이 신입으로 들어온 사례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중국 취업 시장의 어려움이 금방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요. 최근 2년간 베이징의 수백개 회사들이 파산하면서 일자리가 대폭 감소했어요. 여기엔 중국의 고용을 책임지는 테크 기업들도 포함돼 있고요. 반면, 대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취준생은 넘쳐 나면서 일자리와 노동가능인구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죠.
한국은 지금: 청년은 '쉼', 중년은 '이른 은퇴'
앞서 말씀드렸듯 우리나라 역시 ‘역대급’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무려 21만8000명 줄었어요. 반면,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그냥 쉰다”고 답한 ‘쉬었음 청년’은1년 전보다 3만명 늘어난 43만4000명을 기록했죠. 불안정한 대외 경제 상황에 기업들이 공채규모를 축소하거나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취업문은 더욱 좁아졌습니다.
중장년층은 조기 퇴직의 가로에 놓여 있어요 최근 10년간 한국의 퇴직 연령은 49.4세로 법정 정년인 60세에 비해 10년 가까이 빠릅니다. 조기 은퇴자들 중 향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은 전체의46%를 차지했는데, 그 이유로 ‘생활비 부족’을 꼽았어요. 대출 상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실생활을 위한 경제적 기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뜻이죠. 하지만 현실에서 중장년층은 그야말로 사회 안전망 밖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민간이든 공공이든 재취업을 위한 토대가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퇴직자 10명 중 3명은 은퇴 자금으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게 현실이죠. 그마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자영업자 상당수가 폐업 위기에 내몰린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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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쏟아지는데, 어느 길로 가야 할까?
정부에서도 취업 시장의 현실을 인식하고 있어요. ▲민간 채용에서 연령 차별 철폐 ▲경력직 근로자의 직무 전환 교육 ▲점진적 정년 연장 ▲정년 이후 재고용 제도 활성화 등 이런저런 정책을 쏟아내고 있죠. 어디 이뿐인가요? 세부적으로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디지털 직업훈련부터 플랫폼 경제 기반 공유형 일자리 마련, 청년 벤처 펀드, 중장년 맞춤형 사회적 기업 활성화까지 다방면의일자리 대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느냐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지원책의 경우 일자리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보다 단기적 실업률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해요. 노동 시장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지속가능한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죠.
발상의 전환: 도시 자체를 고용의 장으로 만들면 어떨까?
이럴 때는 정부 지원에 국한한 단발성 ‘프로그램’에 치중할 게 아니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민간 기업 혹은 공공기관의 지원책이란 좁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죠. 해외 국가의 사례들을 한 번 볼게요. 스웨덴의 항구 도시 말뫼는 과거 조선업으로 부흥을 이뤘지만 산업이 쇠퇴하면서 경제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노동 인구는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말뫼가 택한 전략은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 말뫼는 에코시티 건설을 목표로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건축물과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어요. 녹색 기술 산업을 육성해서 서비스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세우기도 했죠. ‘환경친화적 도시’로 탈바꿈하는 혁신을 계획하고, 이를 위한 각종 사업을 유치하면서 말뫼는 새로운 일자리, 지속가능한 고용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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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코르텍스 혁신지구도 도시재생을 통해 고용 창출에 성공한 사례로
꼽혀요. 세인트루이스는 다수의 글로벌 제조기업이 입지한 기업도시였으나 제조업 침체와 함께 지역경제가 쇠락했죠. 이 과정에서 청년 인구를 포함한 도시 인구가 급속도로 이탈했고요. 이후세인트루이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쇠퇴한 산업지역에 연구단지를 조성했습니다.
비영리조직 ‘코르텍스’를 설립해서 식물ㆍ생명과학 분야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대학과 함께 대규모 연구 캠퍼스를 지었죠. 이렇게 만들어진 혁신지구에서는 산업 간 융합, 기업 간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코르텍스 혁신지구는 21억 달러(약 2조6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425개의 기업을 끌어들이면서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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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삶에서 더욱 커진 일의 중요성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에서는 지난해 성인남녀 4056명을 대상으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
은 정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일하고 싶나요?” 그러자 응답자의 87.3%가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고대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역시나 ‘생계를 위해서(58.6%)’를 가장 많이 꼽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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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날도 전보다 훨씬 더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느긋한 노후’를 맞이하기 보다는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먹고 살아야 하는’ 환경에 처해 있죠.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일’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진 만큼 먼훗날을 내다본 고용 시장의 개혁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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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황
•35세에 이르면 신규 입사가 어렵고 조기 퇴직을 당하는 중국의 고용 문화.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강도 높은 노동 환경이 문제.
•석박사급 노동가능 인구 넘쳐나지만 일자리 부족해 미스매치 현상 심화.
📌 한국은 지금?
•2030 청년층은 취업이 어려워 그냥 쉬고, 4050 중장년은 조기 은퇴하는 현실.
•단기적 실업률 해소 목적으로 정부 주도의 단발성 프로그램에 머무는 일자리 정책.
-디지털 직업훈련, 청년 벤처 펀드, 경력직 직무 전환 교육 등
✅ 우리나라가 참고할 방향은?
•민간 기업 혹은 공공기관 차원의 해법이란 좁은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
•해외의 경우 도시 자체를 고용의 장으로 만들었음.
-스웨덴 항구도시 말뫼: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 통해 지속가능한 고용 창출.
-미국 세인트루이스 코르텍스 혁신지구: 과학 분야 혁신기업 육성해 425개 기업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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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데일리. 25-01-24. [Z세대 "작년보다 올해 취업 더 어려워…불안감 높다"]. 세계일보. 25-01-16. ["하버드 나와도 어려워"… 고학력자에게도 다가온 美 '취업절벽']. 더에듀. 2024-12-03. [[해외 교육소식 12월호] ⑨중국,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 35세→40세로 상향]. 매경이코노미. 24-11-06. [중국에선 35세 정년퇴직, 소비 여력이 없다]. 머니투데이. 24-04-25. ['35세의 저주' 내린 중국…"생일 지나면 잘린다" 공포확산 이유는]. 아시아경제. 2024-04-25. ["35살 지나면 잘릴 준비하세요"…젊고 미혼인 개발자 선호하는 中 테크기업]. woshimp. 24-12-09. [中国式35岁:上班太老,退休太早]. OSCHINA. 24-04-30. [中国码农的 “35 岁魔咒”]. qq.com. 23-07-06. [35岁突然失业,她瞒着父母、公婆和女儿,在星巴克假装上班]. maimai. 19-05-13. [为什么职场普遍拒绝35岁以上应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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